내가 만난 헨리 나웬 신부(2)

 

   이렇게 난 헨리 나웬 신부님을 처음 알게 되었고, 그리고 그때부터 그분 책이라면 닥치는 대로 모으고 무조건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지금 세어보니 나의 책꽂이에는 그분의 책만 한 50여권이 된다. 그분이 어떤 분인지, 뭘 하시는 분인지도 정확히 모르는 채 그저 신부님이라는 것 밖에, 그리고 아주 쉬운 영어와 간결한 영성논리로 책을 쓰시는 분이라는 것만 아는 채로 그분을 만나던 시절이 5년 쯤 지나고, 그분과의 만남을 깊게 한 사건은 그러니까 1990년 말로 다시 거슬러 올라간다.  


<주님의 이름으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89년 가을 나는 첫 서원 때부터 소원이었던 선교사로서의 꿈을 이루게 되었다. 눈물과 아쉬움 속에, 그럼에도 장한 모습으로 열렬한 환송을 받으면서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로 향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광대 쪽이어야 할 자신의 신분을 잠시 잊어버렸던 젊은 날 스타 쪽의 착각 속의 선택이었기에 1년이 채 못 된 1990년 말 내 딴에는 떠날 때보다 훨씬 더 큰 용기를 내어 다시 한국으로 되짚어 돌아올 수밖에 없게 되었다. 떠날 때의 결심과 환송이 그렇게 큰 것이었다고 한다면, 돌아올 때의 착잡함과 썰렁함은 훨씬 더 큰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처절함이었다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한국에 돌아와서 갈팡질팡 마음을 잡지 못하고 지내던 그 무렵 어느 날, 전남 순천에 살고 있던 누나네 집에 무슨 일인가 볼 일이 있어서 가던 날이었다. 출발 직전 미국 신부님이신 권선호 신부님을 만난 자리에서 권신부님께선 아직 당신도 읽지는 않았노라 하시면서 책 한 권을 빼 주셨다. 무심코 받아든 책은 다시 한 번 공교롭게도 헨리 나웬 신부님의 “In the name of Jesus(주님의 이름으로)”였다. 순천에 가기위해 여수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 위에서 읽기 시작했던 81쪽 짜리 작은 책은 다시 한 번 나를 미치게 하고 말았다. 순천 누이 집에서의 모든 일을 제쳐놓고 2층 방에 올라가 새벽까지 그 책을 단숨에 다 읽어 버렸다. 그리고는 그 책이 주는 감동으로 벅차오르는 흥분 속에서 책의 앞장을 뜯어 다짜고짜로 그 책의 출판사인 뉴욕의 Crossroad 출판사로 저자에게 전해 달라는 겉봉과 함께 편지를 썼다. 편지의 내용은 대충 “너무나도 큰 감동을 주었던 당신 책들에 감사를 드립니다. 몇 년 전부터 책으로만 당신을 만나왔던 애독자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그 귀한 소명으로 은총과 축복 속에 계속하여 열매 맺는 삶이되시길 기도드립니다.”는 것이 요지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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