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면 생각나는 곳

 

제목 : 6월이면 생각나는 곳 
 


6월을 보훈의 달이라 한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공공의 이익을 위해 흔연히 자신들의 삶을 희생하였던 분들을 기억하고 그 후손들에게 이 사회가 드릴 수 있는 정성을 모아 보는 달인 것이다. 이런 6월이면 내게는 생각나는 곳이 하나 있다. 바로 먼 미국 땅 이다.




그 때는 그러니까 1986년 여름이었다. 미국이라는 광활한 땅덩이를 목격하면서, 부러움과 시새움 속에서 버지니아의 숲들을 내려다보면서, 생각보다 시시하고 초라하게까지 느껴지는 워싱톤의 길거리와 TV에서 그렇게도 자주 보았던 백악관의 철제 담장을 지나가면서, 로마의 베드로 대성당에 비겨 볼 것도 없을 것처럼 유치하게까지 느껴지는 국회의사당과 링컨 기념관을 들러 차라리 베트남 참전 용사비가 있는 포트맥 강을 배경으로 한 강변이 훨씬 낭만적이고 편하다는 느낌을 가져 보면서, 전철을 타고 아알링턴 국립묘지에 들렀다.




존.F.케네디의 무덤 앞에서 종일 타고 있다는 별 것 아닌 불꽃도 보았고 동작동의 국립묘지보다는 훨씬 덜 조직적인 듯하여 우리 것이 더 나은 것도 있다는 남모르는 묘한 안도감 비슷한 것에 잠겨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가고 있을 때 였다. 한 순간 무명용사의 묘 앞에 이르렀을 때, 당혹스러울 만큼 강한 열등감이 찾아왔다. 비록 유치할 만큼 소규모의 대리석 조각 얼마로 만든 기념물이라 할지라도 사람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하느님께는 결코 잊혀지지 않았을 수많은 이름 없는 용사들을 그 어떤 다른 묘들보다도 가장 성대한 수병의 의장행렬과 새로운 꽃의 장식으로 24시간 지켜간다고 하는 미국인의 긍지가 내 눈앞에 그렇게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떤 의미에서 이건 내 젊은 나이의 교만 앞에 말없는 겸손을 요구하는 충격이었다. 내 자신이 이러해야 할 것 같았고 세상 속의 교회가 그러해야 할 것 같았다. 세상을 위한 하나의 제사로서 교회가 그러해야 할 것 같았다. 바로 이것인가 싶었었다.




우리 스스로가 사람들은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하느님께 기억되는 사람이 되자고 마음 먹고, 또 그 어떤 유명한 사람보다도 진정 하느님께서 기억하실 그런 분들을 기억하고 지켜가자는 것이 보훈의 달이 지닌 참 뜻일 것이다. (2001.6.2)

“6월이면 생각나는 곳”에 한개의 의견

  1. 젊은 나이의 교만 앞에 말없는 겸손! 하느님께 기억되는 사람! …
    86년 여름, 이미 워싱톤을 다녀가셨군요. 33년이 지난 후에야 만나뵈었네요. ^^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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