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인터뷰를 거절한 이유

 

내가 인터뷰를 거절한 이유




며칠 전이다.


내가 뜨긴 떴나 보다.


모 방송국에서


나의 홈페이지를 우연히 소개 받으면서 나를 알게 되었노라면서


인터뷰라는 것을 한 30 여분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그런데 요청하는 인터뷰 내용이 좀 의외였다.


신부니까 신부다운 주제이든지,


아니면 애들하고 사니까 애들하고 관계된


거창한 얘기이든지 해야 할 것인데


“현대인의 욕설 문화”에 대해 고견을 들려주십사 하는 것이었다.
방송국에서까지 인터뷰 요청을 해 오는


내심 저명인사가 되었다는 뻐김에서가 아니라


순전히 주제 때문에, 하룻 밤 자고 대답하면 안되겠느냐고


물었고, 하룻밤을 자고 나서는 정중하게 거절하였다.


아무래도 이 ‘A-썩어질’코너가 신부인 나를


욕쟁이 신부이거나 적어도 욕에 대해 일가견을 가진 사람으로


비치게 만들었나 보다.


욕이라는 게 해학과 풍자의 특질을 지니고


판소리 같은 것에 녹아들어


민중의 한을 정화시키는 기능을 하던 시절이 있기도 했지만,


요즈음 사람들의 욕이라는 것은


도무지 그저 재미나 은어, 비속어 내지는


생각 없는 습관성으로


상스럽고 거칠게 전락해서 욕이 아닌 욕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현대인들은 그저 뜻도 없고 논리성도 없게


그렇게 욕 아닌 욕을 일상적으로 ‘내 뱉어’ 버리고 만다.


그래서 타인에게 짜증나는 불쾌감을 야기시키고


저속 내지는 천박으로 까지 전락해 버린다.


여기에는 인터넷의 역기능도


한 몫을 단단히 했으리라는 심증이 있다.


어찌 되었건


내가 인터뷰를 거절한 이유는


현대인에게서 발견할 소위 욕의 문화라는 게


어불성설이기 때문이었고,


내 자신이 욕쟁이는 아니기 때문이며,


무엇보다도 나의 홈이, 그리고 이 코너가


욕하고는 별무관이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2001.7.25)

“내가 인터뷰를 거절한 이유”에 한개의 의견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