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놈들

 

그제 대전 정부 종합청사의 전산망에 이른 바 ‘코드레드’라는 것이 침입하여 꼬박 하루 걸려 정상화를 되찾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나의 홈페이지가 있는 이곳 강원도 청소년 인터넷방송국의 서버에도 동일한 상황이 발생했었다는 것을 차제에 밝혀야 겠다. 그러니까 며칠 전 언젠가 나의 홈에 접속을 하려해도 접속이 안되고 내가 ‘이상해요’라고 안내글을 게시하였던 바로 그 날의 일이다. 맨 처음에는 벼락을 맞았는지, 정전이 되었는지, 기계가 더위 먹었는지 일급기술자들이 점검해도 도무지 알아낼 수가 없었다. 오랜 점검 끝에 알아낸 것은 어떤 파일 하나가 엄청난 메모리를 혼자서 다 잡아먹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서버가 정상 작동하기 시작하면 그 문제의 파일이 실행되기 위해 메모리 용량을 다 잡아먹고 있으니 다른 프로그램들이 일단 시작조차 할 수가 없는 그런 상황이 되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 서버가 용량이 그렇게 작은 서버도 아닌데 말이다. 우리 서버는 주로 동영상 데이터를 지원하기 위한 서버이므로 상상을 넘는 엄청난 용량급이다. 문제의 그 파일이 어떤 경로를 통해 우리에게 왔는지 그것을 찾아내는 일도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덫을 하나 놓아 찾아내고 보니 www.pacificnet.net라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어떤 회사의 아이피를 쓰고있는 컴퓨터로 부터 18단계의 경로를 거쳐 우리의 서버에 와 있는 데이터 였다. 내용도 알 길이 없는 그런 엄청난 쓰레기정보를 무작위로 세계 각처에 있는 웹서버에 날려보내고, 일단 그런 서버에 침입이 가능했다면 그 서버들을 중간 기지 삼아 일정기간 대기하고 있다가 어느 시점에 일제히 최종 공격 목표인 어느 서버로 이 데이터들을 내 보내는 그런 수법들인 것이다. 항간에는 오는 19일 이런 내용들이 최종적으로 미국 백악관을 공격하기 위해 모종의 사건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일단 영어로 그곳 캘리포니아에 정중히 상황을 알리는 것으로 우리 서버의 상황은 종료되었다.




무서운 놈들이다. 도대체 의도하는 바가 무언지 알 길이 없다. 그리고 괜스레 컴퓨터가 잘 되지 않는다고 며칠 짜증내며 이유도 모르고 살아야 하는 보통 사람들이 안타깝다. 세상에는 왜 이렇게 이유없이 혼란을 야기하고 싶은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지 모르겠다. 무작위의 고통과 이유없는 욕설을 야기하고, 또 괜스레 길가에 놓인 돌멩이나 깡통을 발로 차거나 던져버리는듯한 그런 행동이 이 세상에는 왜 상존해야 되는 것일까?




우리 애들만 해도 그렇다.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애들에게 그 이유를 물으면 ‘그냥요.’라고 하는 대답 앞에서 그 다음을 어떤 논리로 물어야 하는지 막막할 때가 종종 있는 것을 떠 올려 본다. 어쨌든 난 우리 애들이 이런 못된 어른에게서 못된 것만을 은연중에라도 배울까 겁난다. 이런 현상을 초래하고, 이런 사고를 사회에 주입시키려드는 사람들이 나는 엄청 무섭다. (200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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