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을 넘기면서

 

6개월을 넘기면서




내 홈 페이지를 개설한 지 딱 6개월을 넘긴다. 그 동안 참 좋았다. 인터넷이라는게 새로운 분야이고 사목자로서는 어떻게 이 사이버 공간을 만날 수 있는가에 대한 시험 무대인 셈이었지만 내게는 비단 시험으로 끝나지 않았고 사람들과의 진지한 만남의 장이 되었으며, 이미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고 환경이 되어버렸다. 그런 의미로 인터넷은 하나의 도구요 수단이 아니라 환경인 것이 틀림없다.




게시판에서 매일 매일 만나는 분들 외에도, 메일로 만나지는 사람을 비롯, 택배로 뭘 보내 주시는 분, 편지를 써 주시는 분, 예쁜 꽃씨를 담아 보내 주시는 분, 전화를 해 오시는 분, 인편에 과일 상자나 뭘 들려보내시는 분, 심지어 나를 다른 곳에 알려 다리 품을 팔게도 하신 분들… 남녀노소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언젠가 광대의 모습을 구한다는 광고가 나간 뒤 받게된 광고 영상이나 그래픽만 해도 한 몇 천가지 정도는 된다. 가히 광대 사이버 박물관을 지어야 할 것 같다. 모아진 광대들로 6개월 맞이 사이버 이벤트를 기획 했다가 너무 많은 정보 때문에 생각이 많아져 결국 아무 것도 하지를 못하기도 했다. 정보가 많다는 것이 좋은 것 같지만 그 정보에 묻혀 아무런 선택을 못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쓰다보니 무엇을 받은 얘기만 쓰고 있는 것 같아 나도 역시 눈 앞에 보이는 현물에 약한 존재인가 싶어지면서 갑자기 얼굴이 붉어진다. 아무튼 이 홈을 통하여 참 많은 사랑과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는 얘길 하고 싶었을 뿐이다.




어떤 때는 주제넘게 뭐가 그리 아는 것도 많고 쓸 말도 많은 지 내리 며칠을 뭔가 써 대고만 싶어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기도 했고, 어떤 때는 꼴도 보기 싫고 나를 구속하는 것만 같은 컴퓨터가 미워 바로 옆에 있는 데도 종일 쳐다보지도 않으면서 그렇게 하루해가 가기도 했다. 뭔가를 써야만 할 것 같은 강박관념에 사로잡히다시피한 그런 날도 있었고, 이 모든 게 다 부질없음은 아닌가 하는 회의가 드는 그런 날도 있었다.




맨 날 재미있었고 기쁘기만한 그런 날이었다는 것은 아니다. 이상 얄궂은 사람을 만나 분을 삭히느라 밤새 경끼를 일으킨 날까지도 있었으니 말이다.




거칠고 예모없이 비논리적인 어투와 논법으로 괜스레 시기 질투해 오는 사람이 있었는가 하면, 이 홈에서 만나지는 80%는 내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일텐데 어떻게 내 팬티의 색깔도 아는 사이라는 식으로 그렇게 나와의 친분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그런 사람, 또 게시판에 글을 올려서 서로 치고 받고 싸우려 드는 사람, 좀 되는 홈이다 싶었는지 틈만 나면 이 홈을 이용해 뭘 사거나 팔려고 드는 사람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6개월 밖에 안된 사이트 치고는 디자인이나 구성, 활성화 정도 면에서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1등짜리 홈페이지가 된 것이 사실이다. 명실공히 이제benjikim.com은 개인의 홈 수준을 넘어서 어엿한 웹 사이트가 된 셈이다. 물론 이는 나 혼자 이룬 것이 아니고 여러 사람이 함께 이룬 결과이다.




나는 이 사이트가 항상 그저 숲 속의 맑고 작은 샘물 같은 그런 곳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여기서 서로 나누는 on-line의 나눔이 off-line의 나눔에서도 동등한 균형을 갖추게 되었으면 좋겠다.




사이트 개설 6개월을 지내면서 이 홈을 사랑하시고 함께 만들어 가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면서 건투를 빈다. (200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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