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자연

 

한 그루의 나무가 어떤 가구의 재료일 뿐이라면,

강이나 바다가

장마 때 효율적으로 우리의 쓰레기들을

떠내려 보내면서 유기할 공간일 뿐이라면,

들에 핀 꽃들이

우리의 기분전환을 위한 장식일 뿐이라면,

숲 속의 동물들이

필요할 때 인간에게 단백질을 제공해 주는

고깃덩어리일 뿐이라면,

우리는 자연을 우리가 정복해야 할 대상이요

우리의 소유물로 대하는 것이 된다.

 

우리를 둘러싼 자연은

우리가 감탄과 고마움으로 받아들여야 할,

그리고 함께 생명의 교감을 나누어야 할

선물이다.

 

아주 아름다운 꽃의 사진을 찍은 친구에게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느냐고 물었더니,

꽃 앞에서 몇 시간을 바라보고

예쁘다고 칭찬을 해준 뒤에야

겨우 자기의 예쁜 모습을 조금 보여주었다.” 하는

대답을 들려준 적이 있다.

 

이처럼 자연은

우리가 조심스럽고 인내롭게 경청하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그런 의미로

존 헨리 뉴만John Henry Newman

눈에 보이는 세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을 보여주기 위한 베일

(The visible world is the veil of the world

invisible.)”이라고 했다.

 

만일 우리가 이 베일을 항상 의식하며

자연을 통해 하느님 사랑의 위대한 역사를

우리 몸으로 듣고 이해할 수 있다면,

자연을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름다움을 기록하신

거룩한 책이라는 생각으로 대할 수 있다면,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별을

지구라는 우리 공동의 집으로 생각할 수 있다면,

우리가 지금과는

얼마나 다른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자연이 인간들을 치유하고 충고하며,

가르칠 수 있도록,

자연이 자신의 직무와 일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때,

우리도 우리의 직무와 소임에

그 몫을 다할 수 있다.

 

 

수유영樹有灵 나무는 영이 있고

  초유성草有性 풀은 본성이 있으며

  석유혼石有魂 돌은 혼이 있고

  수유정水有情 물은 정이 있다.

               짠오리 홍(제주 생각하는 정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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