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자리

누구나 밥이나 한 번 먹자할 때에
서로 관계를 확인하고 안심한다.

예수님의 공생활도
거의 밥 자리의 연속이었다.
오죽 했으면 그런 상황이 못마땅해서
사람들이 예수님을
먹보요 술꾼”(마태 11,19 루카 7,34)이라며
비아냥거리기까지 했을까?

밥 자리를 가리키는 한자말이
회식會食이다.
그때 쓰는 모일 회
시루 같은 것이 포개져 있는 형상의
에 뚜껑을 덮은 꼴이다.
뚜껑 달린 그릇에 이것저것 넣고
끓이거나 조리하는 모양이다.

회식은 그래서 스스럼없이
이런 저런 얘기들이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자리이다.
관계의 불편부당을
끓여내는 자리이다.
그렇게 친구가 되는 자리이다.

친구를 뜻하는 서양말 company
cum(함께) + panis()이라는 라틴말에서 기원한다.

고달픈 인생살이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서라도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는
밥 자리를 자주 고안해내야 한다.

박사보다 밥사,
석사보다 식사라는 말이
팍팍한 우리 인생을
가끔은 생기 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밥맛 떨어지게 하는 이들과
어쩔 수 없이 먹어야하는 밥 말고,
밥 맛 나게 하는 이들과는
밥을 같이 자주 먹어야 한다.

몸무게 걱정을 하는 부담이 다소 있더라도
우리가 몸 때문에 사는 것은 아닐 진대
그리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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