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言語

언어言語

    
언어言語말씀 언말씀 어이다. ‘한 글자만 있으면 말이고, ‘라는 글자가 붙으면 나와 상대방이 주고받는 말이 된다.  ‘말씀 언은 구조를 따질 때 매울 신이라는 글자에 입 구가 붙어 있다. ‘매울 신이 창이나 꼬챙이의 형상이고 보면 내 입에서 나가는 말이 상대방에게 곧장 날아가거나 날카롭게 가서 꽂히는 것이 말이라는 뜻이 된다. 그래서 조심해야 하는 것이 내 입에서 누군가에게로 나가는 말이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언행일치言行一致를 강조하며 삼가 말하라고 했다.

그런데 그 말이라는 것은 입으로 하는 말(verbal)과 함께 몸짓·손짓·표정·상징으로 하는 말(non verbal)이 있다는 것을 부쩍 실감하게 되는 것이 요즈음이다.

여기 미국이라는 타국에서 참 괴이한 현실 하나를 목격한다. 이곳 주변에는 미국인 배우자를 만나 함께 살아가는, 소위 국제결혼을 해서 살아가는 한국인들이 제법 많다. 그분들을 보면서 맨 먼저 든 생각 중에 하나는 저렇게 부부로서 외국인을 만나 사는 사람들은, 특별히 미국인 남편을 만나 살아가는 한국인 부인들은, 고국을 떠나 남편 따라 여기 미국에까지 와서 살게 되었으니 영어를 모국어처럼 유창하게 잘 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내가 나이 먹어 이곳에 살게 되므로 영어를 잘 못한다는 내 주제 파악이 밑바탕에 깔린 부러움의 대상으로서 그분들을 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가면서 그분들의 영어가 나보다 그리 썩 나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고, 심지어는 그렇게 영어가 유창하지도 않다는 생각마저 많이 든다. 그래서 하게 된 생각이 바로 사랑은 언어가 아니다.’ 라는 것이다. 짧지만 적어도 나의 관찰에 의하여 거의 확신을 가지고 단언컨대, 언어는 사랑에 본질적이고 필수적인 요소가 분명 아니다. 아니 어쩌면 그보다, 사랑에는  입으로 하는 말보다 비언어체계의 소통이 우선한다고 하는 것이 조금 더 정확한 표현일까?

그렇다면, 어줍지 않은 생각일지라도 생각한대로 소박하게 진실하게 말하고, 말하는 대로 사는 몸짓을 보이는 것이 외국생활이고, 또 사랑인 것일까?

하기야 하느님께서도 예언자들을 통하여 수천 년을 두고 말씀하셨어도 얘기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신 나머지, 오죽했으면 직접 사람이 되시어 사람들과 사는쪽을 택하셔야 했을 것인가? 하느님께서 인간을 찾아 오셔서 말씀하실 때도, 조기 유학을 하신 것은 아니었을 것이니 모국을 떠나 낯선 땅에서 외국어를 말씀하시듯 무척 어려우셨을 것이다. 그래서 매우, 아주 매우 답답하셨을 것이다. 나이 육십이 되도록 내게 말씀하시고 계시지만 아직도 모든 것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나를 대하실 때는 정말 또 얼마나 속이 타실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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