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르칠 오誤

‘그르칠 오誤’는 뜻을 나타내는 ‘말씀 언言’과 음을 나타내는 ‘오吳’로 이루어진다. ‘오吳’에서 ‘구口’를 뺀 ‘머리 기울 녈夨’은 머리를 기울인 사람의 모양이다. 사람 모양의 ‘대大’라는 글자에 머리를 붙이고 그 머리를 약간 기울이거나 머리를 떨구고 있는 모습을 그려보면 그대로이다. 그래서 결국 머리를 갸우뚱하게 되는 ‘바르지 못함’을 뜻하게 된다. 거기에 ‘입 구口’가 붙어 있으니 상대방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거나, 내 입에서 상대방에게 나가는 말이 잘못되어서 인생사를 그르치거나 이치에 어긋나는 경우를 나타낸다. 음을 나타내는 ‘오吳’라는 글자만도 그러한데, 거기에 ‘말씀 언言’의 뜻까지도 더했으니 정말이지 ‘그르칠 오誤’는 주고받는 말의 중요성을 다시 더 일깨워주는 글자이다.

그런데 ‘머리 기울 녈夨’이 다른 유래를 지녔다는 설도 있다. ‘치우칠 편偏’이라는 글자를 ‘머리 두頭’에 붙여 만든 ‘편두偏頭cranial deformation’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어린이가 태어나면 납작한 돌이나 판자 등으로 머리를 누르거나 한 쪽 방향으로 쏠리게 외압을 가해 두상을 일정 형태로 만들어가는(서양에서 cone head라고 부르는 형태, 우리나라 신라 시대에도 이런 풍습이 있었다는 기록을 찾을 수 있다) 고대 문화의 습관이 있었는데, ‘머리 기울 녈夨’이라는 글자가 이렇게 일정하게 머리 꼭지 부분이 뒤쪽으로 쏠리게 만들어 종족이 일정한 두상을 갖게 했던 그 모습을 그대로 그린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머리를 갸우뚱하고 있는 모습을 그렸든지 아니면 한 쪽으로 쏠려 두상이 그렇게 생긴 모습을 그렸든, 어찌 되었든 ‘그르칠 오誤’는 잘못된 상황이고 바르지 못한 상황이다.(편두偏頭가 잘못되었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르칠 오誤’는 특별히 사람의 입을 통해 오고가는 말이 잘못되어서 시작한 글자이다. 이 글자에 ‘흩어질, 깨달을, 풀이할’과 같은 뜻의 ‘풀 해解’를 붙이면 ‘오해誤解’가 되며, ‘지나갈, 실수할, 동떨어질, 틀릴, 오버할(?)’과 같은 뜻의 ‘과過’를 붙이면 ‘과오過誤’가 되고, ‘그릇되다, 어긋나다, 속이다, 기만하다’라는 뜻의 ‘류謬’를 붙이면 ‘오류誤謬’가 되며, ‘섞이다, 어지러워지다, 등지다’는 뜻의 ‘착錯’을 붙이면 ‘착오錯誤’가 된다. 사람들은 애초에 누군가의 의중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해 오해하며 원망하고 야속해하며 산다. 사람들은 다시는 과오를 범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비슷한 과오를 반복하며 산다. 사람들은 오류에 빠지고 방황하며 헤매고 휩쓸리며 산다. 사람들은 늘 하느님 앞에 있으면서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착오하며 산다.

지나놓고 보면 모두가 너의 뜻을 잘못 깨달은 나의 ‘오해’가 시작이었다. 미안하고 허물 가득한 일들이 하나같이 나의 ‘과오’였다. 이제 와서 보니 모두가 나로부터 빚어진 ‘오류’였다. 한때 ‘내 탓이 아니야!’라고 했던 모든 변명들이 나의 전적인 ‘착오’였다. 사람들의 모든 시간이 이처럼 ‘그르칠 오誤’라는 글자인 것을 인생 한 바퀴를 돌아 이제야 실감한다.

문득 눈을 들어 잔뜩 구름 낀 하늘을 보면서 ‘그러니까 그 말이 그렇게도 하고 싶었던 것이었구나!’라는 말 한 마디를 내가 나에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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