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이야기


늑대 이야기


베틀레헴 근처 야산에 아주 사나운 늑대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목자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그 늑대로부터 자기 양들을 보호하기 위해 추위와 두려움 속에서도 지팡이를 들고 여럿이 함께 모여 밤을 지새워야만 했습니다. 반대로 그 늑대는 먹이를 얻는 것이 너무 어려워짐에 따라 굶주림이 심해질 수밖에 없었고 성질도 날로 포악해져만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목자들이 이상하게도 흥분된 모습으로 서로 얘기를 나누는가 싶더니 행장을 차리고 길을 나서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하늘에서는 천사들의 노래가 들리기도 하고 한 줄기 별빛이 밝게 주변을 비추기도 하였습니다. 늑대가 엿들은 바에 따르면 아주 가난하고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이 불쌍한 어떤 아기 하나가 탄생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목자들 모두가 그 아기를 보겠다고 서둘러 길을 나서는 것을 본 늑대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별 일도 아닌 듯싶은 일을 두고 야단법석을 떠는 인간들의 모습이 정말 이상하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호기심이 많은 늑대는 무척 배가 무척 고팠음에도 불구하고 목자들의 뒤를 조용히 뒤따라가 보았습니다.

목자들이 모두 어떤 마구간으로 들어간 뒤에 늑대는 도대체 무슨 짓들을 하는 것인가 하고 어둠 속에서 숨어 기다리며 몰래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목자들은 저마다 소박한 선물들을 아기 어머님과 아버님께 드렸고 아기에게 정성을 다해 인사를 드린 다음 경이로운 눈빛으로 그 아기를 한참 바라보다가 다시 발길을 돌려 자기들의 거처로 돌아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목자들이 돌아간 다음 기나 긴 하루의 힘들고 어려웠지만 놀라운 하루를 보내야 했던 아기의 부모님들은 어느 새 감당할 수 없는 졸음이 엄습하면서 깜박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그때까지 배고픔과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때가 왔다고 생각했던 늑대는 살금살금 아기가 누워있는 곳으로 다가갔습니다. 아주 조심스럽게 아기 곁으로 접근한 늑대는 양과는 다른 맛이겠지만 그래도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서는 괜찮은 먹이가 될 것이라 생각하면서 단 한 번에 아기를 물어 낚아채기 위해 뒷다리에 힘을 모으고 신경을 곤두세우면서 근육들을 긴장시키기 시작하였습니다.


바로 그때였습니다. 아기가 꼼지락 거리면서 한 손을 밖으로 내밀었고, 순간 그 아기의 어리고 연약한 아주 작은 손이 늑대의 콧잔등에 닿았습니다. 바로 그때 늑대는 마치 세상에서 가장 부드럽고 향기로운 꽃잎이 자신의 콧잔등을 어루만지는 것이 아닌가 착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아기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의 사랑하는 늑대야,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하고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거친 들판에 시달려야 했던 늑대의 털과 가죽이 옷이 벗겨지듯 스르르 벗겨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신기하게도 늑대 속에 들어있던 늠름한 젊은이가 아기 앞에 서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 젊은이는 아기 앞에 무릎을 꿇고 아기의 손에 입을 맞추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다가 마침내 일어나 맑은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을 보면서 세상을 향해 길을 떠났습니다.


젊은이가 남은 인생 동안 길을 가며 사람들에게 해 준 이야기들은 하느님의 아기가 탄생하였다는 사실, 주님께서 우리 인간을 찾아오셨다는 사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것을 완전히 바꾸어놓으실 분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사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