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자리

믿음의 자리

미국의 예수회 신부로서 시인이자 평화운동가로 알려진 대니얼 베리건Daniel Berrigan믿음이란 머리에도, 마음에도 없으며, 엉덩이가 있는 곳에 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아주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머리의 지성이나 이성적인 사고 안에도 아니고, 그렇다고 느낌과 감정이 오가는 마음에도 아니며, 그들을 넘어선 무엇인가가 나를 사로잡아 나를 아직까지 믿음의 삶을 지키며 지금 이 자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살게 하는 것이니, 바로 그 엉덩이에 믿음이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말로 하자면, 머리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할지라도, 마음에서는 지금 이 자리에서 이런 행위를 해야만 하는 당위를 절절하게 느끼고 있지 못한다 하더라도, 나를 지금 이 자리에 붙들어두고 있는 무엇, 그리고 내가 지금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는 그 자리와 그 자리에서 하고 있는 일과 행동 안에서, 내가 믿음의 사람인지 아닌지를 결정한다는 것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