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세무조사와 고발

 

언론사 세무조사와 고발




오늘 아침 신문의 머리기사는 단연 언론사 세무조사와 사주들의 고발이다. 나도 명색이 언론학 석사이고 매스컴을 전공한 사람이니 한 마디 아니하고 넘어 갈 수가 없다.




나는 언론사 세무조사가 어떻게 된 영문인지는 도무지 모른다.


어쨌건 또 한 동안 이런 주제가 우리 사회를 메울거고, 틀림없이 탈세니 부당이득이니, 또 변칙상속이니 증여세 탈루니 하는 단어들이 판을 칠거고, 얼마 안 있어 포토라인 앞에서 알 듯 모를 듯한 미소와 계면쩍음, 그리고 숨킨 분노의 표정으로 주인공 노릇을 연출해야 되는 몇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는 긴 재판이 이어지고, 혹 구속되거나 하는 사람이 있으면 얼마 안 있어 사면이니 어쩌고 해서 풀려날 것이고, 그리고 구속되거나 벌 받은 사람이 젊은 사람이면 탄압받은 민족의 영웅으로 어느 날 탈바꿈하여 국회의원님이나 되실게 분명하다는 사실. 그런 것들만을 과거의 경험으로 안다.




항간에는 당연히 해야 하는 세무조사이기에,


부정부패를 척결해야하기에 문제가 없다는 사람들과


일련의 조짐이 뭔가 이상하다고 의혹의 시선을 보내는 자들,


그렇게 두 패가 있다.




난 그 어느 쪽도 아닌 틀림없이 광대 쪽이다.


그럼에도 세무조사로 이루어지는 개혁과 부패척결은


그리 효율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예견하고 싶다.



또 동시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식의 오해를 받기에 충분한 이 정권의 세무조사에 어디 가서는 갓끈을 매지 마라 했던 조상들의 선비 정신을 상기시키고 싶을 뿐이다. 지금부터 시작된 고발과 그에 이어지는 1년 반이나 2년 걸리는 재판의 과정시기가 절묘하게도 내년 대선의 시점들과 적절하게 맞아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언론은 자기 신문의 사설에서 자기가 했던 말들로 자신을 단죄해야 하는 자기 아픔의 순간이기에 아예 이 기회에 받을 벌과 맞을 매를 사심 없이 몽땅 받고 맞아 버렸으면 싶다. 그리고 다시는 그런 잘못과 치사함을 살지 말기로 결심하고, 참으로 권위 있고 바른 언론이 되어버리기를 빈다.




그리고 정부는 혹시라도 언젠가는 떠나게 될 지금 그 자리의 힘에 너무 취하지는 말기를, 아무리 꼭꼭 숨겨도 언젠가 구린 구석은 구린 구석대로, 숨겨진 의도는 숨겨진 의도대로 드러나더라는 역사적 사실을 떠올릴 수 있기를, 그리고 정말 사심 없는 개혁이요 부패척결의 일환으로서 이 세무조사를 진행했기를 빌어본다.




언론과 사법이 도덕적 권위를 찾는 날


이 땅은 정말이지 살만한 나라가 될 것이다.


나는 그런 나라에 좀 살아보고 싶다.(2001.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