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뜻인지 알고나 썼으면

 

무슨 뜻인지 알고나 썼으면.




옛날에 추석이라면 그래도 강강수월래가 있고 송편이 있고 토란국이 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오늘 날의 추석이라면 며칠 연휴가 있고 교통대란의 생중계가 있으며 TV에서 되먹지 않은 가족 쇼 프로그램이 있는 정도 밖에는 언뜻 생각이 나질 않는다. 가뜩이나 국내외의 어수선한 분위기 안에서 맞는 올 추석은 추석인 줄도 모르게 다가온 명절아닌 명절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중국에서는 중추절이고 일본에서는 십오야, 우리는 가을 추에 저녁 석자를 붙여 추석이라 한다. 햇곡식이 익고 과일이 소담스레 영그는 계절이다. 이 추석날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우리가 곧잘 쓰는 말에 “더하지도 말고 덜하지도 말고 한가위 날과 같게 하여지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열양세시기]라는 옛날 책에 보여지는 말이란다. 이 말의 뜻은 우리 사회가 원래 농경사회였던 것으로부터 기인된다. 농사일이라는 것이 원래 뿌린 만큼 거둔다는 평범한 원칙을 기초로 한다. 비록 홍수, 가뭄이 들더라도 열심히 가꾼 만큼은 거둘 수 있게 땅은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 선조들은 알았던 것이다. 그래서 열매 맺는 가을 한 중간에 “더하지도 말고, 덜하지도 말고, 제가 거둔 만큼 먹고살기”를 기원하였던 것이다. 이처럼 욕심 없이 자신이 땀흘리는 만큼, 자신이 노력한 만큼 정당한 열매를 수확해서 사는 기쁨을 뜻하는 말이 바로 ‘더하지도 덜하지도’ 말자는 뜻인 것이다.




이 추석에 나는 땀흘리는 자에게서 그 땀 말고도 눈물까지도 뺏어가 버리는 못된 사람들이 있고 못된 사회의 세금제도가 있다면 그런 사람들이 마음을 고쳐먹고 그런 제도가 고쳐지기를 기원한다. 또한 얼러뚱땅 남들 등쳐서 졸부되어 사는 사람들이 회개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제 노력한 만큼은 먹고 살 수 있는 사회, 그래서 원래 ‘한가위’라는 뜻이 그랬듯이 조상과 자연에 감사하고 크게 갚음하는 명절인 추석이기를 기대해 보는 것이다. (2001.9.27)